웹사이트상위노출 인도네시아 자와 틍아주 데막군 한 해안가 마을의 집이 부서져 있다.[그린피스 제공] [헤럴드경제=김광우 기자] “모든 게 물에 잠겼다”#. 2019년이 시작이었다. 평화롭던 어촌 마을이 폐허가 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어느 순간 눈에 띌 정도로 바닷물이 차올랐다. 집 높이를 넘어서는 파도가 마을을 덮치기 시작했다. 바닷물은 집 내부까지 들이닥쳤다. 평생을 가꿔온 논밭이 물에 잠기는 것 또한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조상 대대로 살아온 마을이었다. 나를 키워준 평화롭던 마을의 풍경이 최근 5년 새 완전히 뒤바뀌었다. 꽤 자주, 그것도 예측할 수 없이 덮쳐오는 파도와 바닷물은 마을의 모든 것을 파괴했다. 이제 누군가를 키워낼 생명력은 사라졌다. 모두를 배척하듯 사나운 기세만 남았을 뿐이다.썰물 시간, 물이 빠질 때면 재빨리 집 안의 바닷물을 퍼내고 물구멍을 막아야 한다. 하지만 이 또한 잠시뿐. 곧 다시 파도가 들이친다. 쉴 틈을 주지 않는 바다의 위협에 마을 사람들 대다수가 집을 버리고 떠났다. 인적도 없이 뼈대만 남은 집 안에는 바닷물이 찰랑댔다. 그 안에는 사정을 모르는 물고기들만 무심하고 헤엄치고 있었다. 인도네시아 자와 틍아주 데막군 한 해안가 마을이 물에 잠겨 있다.[그린피스 제공] 당장 먹고사는 일이 문제였다. 바닷물이 스며든 땅에서는 그 어떤 것도 자라지 않았다. 나무를 다듬고 엉성한 낚싯대를 만들어 바다를 찾았다. 하지만 서툰 솜씨에, 손에 쥘 수 있는 물고기는 많지 않았다. 특히 대가족의 생계를 유지하기에는 역부족. 7남매 자녀들은 각자 살길을 찾아 뿔뿔이 흩어졌다.가장 마음에 걸리는 것은 부모님. 대대로 조상들을 모시던 땅에 부모님이 묻혀 있었다. 때 되면 찾아가 인사를 드리고, 가족들의 행복을 빌었다. 마음의 평안을 찾을 수 있는 유일한 곳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 위치조차 가늠하기 힘들다. 물속 어딘가에 부모님의 유해가 잠겨있다고 생각할 때면, 쓰라린 죄책감이 몰려온다. 인도네시아 자와 틍아주 데막군 한 해안가 마을에 거주하는 65세 어부 무하마드 루시판 씨가 아내의 무덤 앞에 앉아 있다.[그린피스 제공] 지금의 소원은 다른 게 없다. 8월6일 개봉하는 영화 <추적>의 연출자인 최승호 피디가 충무로 뉴스타파 사무실에서 한겨레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오는 8월6일, 다큐멘터리 영화 ‘추적’이 개봉한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4대강 사업’을 17년 동안 추적한 내용이다. 지난 25일 이 영화의 감독 최승호 프로듀서를 서울 중구 필동 뉴스타파(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 사무실에서 만났다. 최 피디는 “이명박의 4대강 사업으로 (한국 고유의, 자연의) 강이 싹 다 없어졌다. 강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 영화를 보고 국민들이 이 사업의 본질을 알게 되면 좋겠다. 정치권과 행정부의 사람들이 4대강 재자연화를 해야 한다고 공감하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혔다.이 영화를 만드는 데는 무려 17년의 세월이 걸렸다. 최 피디는 “2008년에 이명박의 ‘한반도 대운하’ 사업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2009년 (당시 근무하던 문화방송) ‘피디수첩’에서 처음으로 ‘기로에 선 4대강’을 만들었고, 그 뒤로 피디수첩에서 4대강 관련해 2편을 더 만들었다.” 영화엔 그가 세번째로 만든 ‘4대강, 수심 6m의 비밀’이 당시 문화방송 피디수첩에서 석연치 않은 이유로 방송되지 못한 과정이 생생하게 나온다. 이번 영화는 2008년부터 2025년까지 이명박의 4대강 사업으로 한국의 강들이 망가진 과정을 기록한, 일종의 ‘종합편’이다.지난 17년 동안 한국 사회는 이명박의 4대강 사업에 발목 잡혀있다. 강은 모래밭을 잃고 썩은 호수가 됐고, 사람들은 이제 강에 들어가지 못한다. 왜 이런 수렁에서 벗어나지 못할까? 최 피디는 “윤석열보다 이명박이 더 본질적인 문제였다. 이명박으로부터 윤석열이 나왔다. 돌아보면 노무현 정부는 민주주의가 꽃피었던 시절인데 사람들은 노무현 같은 정직한 정치인을 따분하고 피곤하게 느꼈다. 그리고 ‘747 공약’을 내세운 이명박의 부자 되기, 경제적 성공 욕망의 포로가 됐다. 그것이 운하를 파서 나라를 발전시키겠다는 시대착오적 사업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747 공약은 매년 7% 성장으로 1인당 GDP 4만달러를 웹사이트상위노출